AI Agent의 디자인 패턴
오늘은 Weights & Biases(W&B)에서 공개한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의 평가와 관측성’ 백서를 보며 AI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인 AI 에이전트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봤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추론하고 계획하며 외부 도구를 활용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의 능력은 정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에이전트’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엔 그 안에 숨겨진 다양한 디자인 패턴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치 건물을 지을 때 다양한 설계 방식이 있듯이, AI 에이전트도 여러 패턴을 조합해서 만들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오늘은 AI 에이전트의 핵심 디자인 패턴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러한 패턴들이 실제 시스템 설계에서 어떻게 조합되어 강력한 시너지를 내는지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AI 에이전트의 핵심 디자인 패턴
AI 에이전트(이하 에이전트)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를 구현하기 위한 몇 가지 주요 설계 방식, 즉 패턴들이 존재한다. 오늘은 대표적인 6가지 에이전트 패턴을 정리했다.
1. Chain of Thought (CoT)
에이전트가 복잡한 문제를 만났을 때, 단번에 정답을 내놓기보다는 단계별로 차근차근 추론하며 해결하도록 돕는 기법이다. 마치 수학 문제를 풀 때 ‘문제 이해 → 개념 적용 → 계산 수행 → 최종 해석’과 같이 체계적인 과정을 거치는 것과 같다. 복잡한 문제를 작은 단위로 쪼개고 각 단계마다 생각을 펼쳐나감으로써, 최종 답변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법률 분석에서 관련 판례나 조문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주요 논거를 정리하는 과정도 이 CoT 패턴의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겠다.
2. Reflection
이 패턴은 에이전트가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스스로 검토하고, 여기서 오류나 개선할 점을 찾아내어 반복적으로 수정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마치 사람이 자신의 실수를 되짚어보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처럼, 에이전트도 이런 자기 평가를 통해 응답의 품질과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Self-Reflective RAG 프레임워크가 바로 이 Reflection 패턴을 잘 구현한 예시다. 이 프레임워크는 필요할 때마다 동적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각 단계에서 생성된 결과물을 평가하고 수정함으로써 정보의 정밀도와 관련성을 계속해서 최적화한다. 기존의 RAG 방식이 일괄적으로 문서를 모으는 것과 달리, 훨씬 유연하고 지능적으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3. Planning
Planning은 에이전트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때, 그 작업을 더 작은 단위로 쪼개고 어떤 순서로 실행할지 최적의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말한다. 단순히 질문에 대한 응답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명확한 행동 계획을 세우고 이를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Planning 패턴의 핵심이다.
4. Memory-Augmented Agents
장기적인 대화나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때, 에이전트가 과거의 대화 문맥이나 작업 이력을 잊지 않고 기억하여 일관성 있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이다. 예를 들어, 고객 지원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과거 문의 이력이나 선호 데이터를 기억하고 있다면 훨씬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억’은 단순한 텍스트 로그 형태로 저장될 수도 있고, 외부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되거나, 대화의 중요한 내용만 요약해서 저장하는(Summarization Memory)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될 수 있다.
5. Tool Use
개인적으로 이 Tool Use 패턴이 단순 LLM과 AI 에이전트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 패턴은 에이전트가 외부의 다양한 툴이나 API와 직접 상호작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아오거나, 외부 시스템에 특정 동작(액션)을 수행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여행 일정을 추천하는 시스템이라면 항공권 가격 조회 API, 호텔 정보 API 등을 실시간으로 활용하여 최적의 옵션을 제안할 수 있다. 나아가 단순히 정보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직접 항공권을 예약하거나 티켓을 발행하는 등의 실제 업무 오퍼레이션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된다. Tool Use 패턴을 통해 에이전트는 단순 텍스트 응답을 넘어 현실 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
6. Multi-Agent Collaboration
복잡하고 규모가 큰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여러 개의 특화된 에이전트들이 서로 협력하는 방식이다. 이는 주로 두 가지 구조로 나눌 수 있다.
- 순차형 구조: 각 에이전트가 정해진 순서대로 작업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다음 에이전트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단순하거나 미리 정해진 흐름이 있는 작업에 적합하며, 각 단계의 책임이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 계층형 구조: ‘슈퍼바이저’ 역할을 하는 에이전트가 전체적인 작업 계획을 세우고, 그 아래의 하위 에이전트들에게 개별적인 작업을 할당하는 방식이다.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전체 목표와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 규모가 크거나 복합적인 시스템에서도 뛰어난 확장성과 조정 능력을 보여준다. (더 다양한 패턴은 Google ADK Docs - Multi-agent system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패턴의 조합
에이전트를 설계할 때 각 패턴을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패턴을 함께 조합하면 훨씬 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 마치 요리할 때 여러 재료를 섞어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몇 가지 흥미로운 조합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1. Reflection + Chain of Thought
복잡한 수리 문제나 논리적인 추론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할 때는 Chain of Thought로 단계별 추론을 시키고, 여기에 Reflection을 더해 에이전트가 스스로 자신의 추론 과정을 검증하고 보완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어떤 시너지가 날까? 문제를 단계적으로 분해하여 해결하면서, 동시에 그 결과가 정확한지 스스로 확인하고 오류가 있다면 해결 과정을 다시 수행하여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 어떤 사례에 적용할 수 있을까? 교육용 AI 튜터를 예로 들 수 있다. 에이전트가 학생의 해답을 분석하며 Chain of Thought 방식으로 “왜 이 답이 틀렸는지”를 논리적으로 짚어낸다. 그리고 나서 Reflection을 통해 자신이 제시한 설명이나 해답이 정확한지 다시 한번 검토하고, 오류가 있다면 문제 해결 과정을 다시 수행하여 완벽한 답변을 제공한다.
2. Tool Use + Memory-Augmented Agents
과거 대화 이력이나 사용자 정보를 기억해야 하고, 동시에 외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작업에는 Memory-Augmented Agents와 Tool Use의 조합이 빛을 발한다.
- 어떤 시너지가 날까?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과거 이력이나 업무 컨텍스트를 장기적으로 기억하면서, 외부 API나 시스템과 협력하여 필요한 동적 데이터를 검색하고 처리하여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어떤 사례에 적용할 수 있을까? ‘퍼스널 어시스턴트형 AI’가 대표적이다. 에이전트가 Memory-Augmented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여행 이력이나 선호도를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 여행을 제안할 때 이를 활용한다. 여기에 Tool Use를 더해 항공권 API, 호텔 예약 사이트, 날씨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조회하여 사용자의 취향에 꼭 맞는 여정을 계획하고 심지어 예약까지 진행할 수 있다.
3. Planning + Multi-Agent Collaboration
규모가 크거나 매우 복잡한 작업을 수행해야 할 때는 Planning으로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Multi-Agent Collaboration을 통해 여러 에이전트가 역할을 분담하여 병렬적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조합이 매우 효과적이다.
- 어떤 시너지가 날까? 큰 목표 달성을 위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 계획에 따라 여러 특화된 에이전트들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동시에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 어떤 사례에 적용할 수 있을까? 최신 연구 논문 작성 지원 에이전트를 상상해볼 수 있다. 슈퍼바이저 에이전트가 논문 탐색, 관련 기술 및 사례 분석, 논문 작성 등 전체 작업을 Planning하고 분할한다. 그리고 각 작업에 대해 전담하는 하위 에이전트들이 Multi-Agent Collaboration을 통해 논문 탐색 에이전트, 기술 분석 에이전트, 본문 작성 에이전트 등으로 나뉘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에이전트 개발 고려사항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시스템 개발은 이처럼 다양한 패턴들을 통합하면서 점점 더 복잡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다행히 에이전트 개발을 위한 다양한 도구와 프레임워크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서 개발 자체는 점점 편리해지고 있다. 실제로 lang chain, lang graph, authgen, crew ai 등의 다양한 프레임워크를 통해 에이전트 개발을 진행해 본 결과 에이전트 자체를 개발하는 것은 정말 손쉽게 진행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숙제는 바로 아키텍처 설계라고 생각한다. 여러 패턴들이 서로 효율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려면, 패턴 간의 상호작용과 에이전트들 간의 연계를 정말 세밀하게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Tool Use와 Multi-Agent Collaboration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용하느냐가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핵심으로 보이이니,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아무리 똑똑하고 복잡한 에이전트를 만들어도, 이 에이전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시스템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체 시스템이나 중간 프로세스의 입출력을 꼼꼼히 기록하고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개발 단계에서의 오프라인 평가뿐만 아니라, 실제 운영 단계에서의 온라인 평가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추후 에이전트 평가 방법에 대해서도 공부해서 정리해보겠다.